계약서 제목을 근로계약서에서 업무위탁계약서로 바꾸는 일은 실무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위탁 관계라면 그에 맞는 서면을 갖추는 것이 맞습니다.
문제는 이름만 바꾸고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 두는 경우입니다. 수록된 판례와 유권해석에는, 계약서 제목이 분명히 위탁 또는 용역이었는데도 근로자로 판단된 사례가 여러 건 있습니다.
관련 행정해석 — 명칭만으로는 부정할 수 없다
근로계약서가 아닌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를 다룬 행정해석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성은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더라도 이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므로 그러한 점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행정해석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고용노동부가 개별 질의에 답한 해석이며, 질의서에 제시된 한정된 자료를 전제로 한 판단입니다. 해당 회시 자체도 구체적 사안에서는 상당 기간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판단할 수 있다는 한계를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계약 형식이 용역제공계약이었던 경우
매년 용역제공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며 형식상 개인사업자로 처리되어 있던 경우에 대해, 법원은 근로자성은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는 출근시간과 업무시간, 업무장소가 지정되었고, 다른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사실상 제한되었으며, 계약된 업무 외의 부수업무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계약 명칭이 위탁이었던 전문직의 경우
전문 자격을 가진 사람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일한 경우에도, 법원은 발주자가 정한 장소에서 발주자의 시설과 장비로 계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았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업무에 관한 전문적 재량은 그 업무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전문성도 명칭을 보완해 주지 않습니다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그 사람의 전문성보다, 발주자가 업무시간과 업무장소, 업무수행 방식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그럼 계약서는 의미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탁 관계를 뒷받침하는 서면이 없으면 분쟁이 생겼을 때 업무 범위와 보수, 관계의 성격을 증빙 없이 다투게 되어 발주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계약서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계약서 형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법원은 계약서의 명칭보다 실제 업무 수행 방식을 우선하여 판단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약서를 먼저 고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일하는 방식이 계약서와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맞는 서면을 갖추는 순서입니다.
위에서 다룬 판례와 행정해석은 프리랜서 백신 판례 라이브러리(freelancer.plustai.com/cases)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계약서와 실제 운영이 어긋나는 지점이 있는지, 회원가입 없이 6문항으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freelancer.plustai.com/trial).
본 글은 정보 제공과 자가점검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개별 사안의 최종 법적 판단이나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