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추정제 시행 임박, 보험설계사·카드모집인 70만 시대 금융권의 대응 전략

· 정광일 공인노무사 · 플러스 티 에이아이

근로자 추정제는 서비;스 제공자를 근로자로 추정하고 입증책임을 사업주로 전환하는 제도입니다. 보험설계사·카드모집인 등 특고를 활용하는 금융권의 영향과 사업주 실무 대응 체크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1. 근로자 추정제란 무엇인가

근로자 추정제는 2026년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 보호 입법 패키지’의 핵심입니다. 프리랜서·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플랫폼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동절(5월 1일)에 맞춰 입법을 목표로 추진되어 왔으며, 현재 6개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김주영 의원 대표발의안을 기본으로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핵심은 입증책임의 전환입니다. • 현행: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나는 근로자다”라고 증명해야 보호받습니다. • 개정 후: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일단 근로자로 추정되고,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반증해야 근로자성이 부정됩니다.

주의할 점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그대로 따른다는 것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입니다. 적용 범위는 임금·퇴직금·수당 청구, 해고·징계 무효확인, 손해배상 등 근로기준법 관련 민사 분쟁이 중심이며, 정부는 형사처벌에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형사 쟁송으로의 확대 가능성은 입법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개정안은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에게 근로자성 확인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 왜 금융권, 특히 보험·카드사가 핵심 영향권인가

근로자 추정제의 무게중심은 특수고용을 대규모로 활용하는 산업에 쏠립니다. 그 대표가 보험과 카드입니다.

▶ 보험설계사 — 70만 명, 연 1조 원대 비용 쟁점

보험설계사는 국내 약 70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 특수고용 직군입니다. 이들이 근로자로 인정되면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근로기준법상 강제 규정이 적용됩니다. 업계에서는 설계사 월평균 소득(약 329만 원)을 기준으로 연간 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합니다.

보험업계가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근로자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입니다. 분쟁이 발생하면 보험사는 “우리는 설계사를 지휘·감독하지 않았다”는 점, 즉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는 실무상 매우 어렵습니다. 추정이 깔린 상태에서 법원이 비근로자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결국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떄문입니다.

▶ 카드모집인 — 줄어든 인원, 그러나 남은 리스크

카드모집인 역시 전형적인 특수고용 직군입니다. 디지털·비대면 전환으로 인원은 빠르게 감소해, 전업카드사 8곳 기준 2018년 약 1만 2,607명에서 2024년 3월 약 5,433명으로 5년여 만에 56.9% 줄었습니다. 인원은 줄었지만, 모집 실적 관리·교육·근태 통제의 실질이 남아 있는 한 근로자성 분쟁의 불씨는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소수 인원이 집단적으로 근로자성을 주장할 경우 한 건의 결과가 전체로 파급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가짜 3.3’ 계약(사업소득 3.3% 원천징수 형태의 위장 도급), 사업장 분리 운영 등은 2026년 강화되는 범정부 근로감독의 중점 점검 대상입니다. 금융권의 위탁·도급·모집 위촉 구조 전반이 실질에 부합하는지가 직접적인 점검 포인트가 됩니다.

3. 금융권 사업주를 위한 실무 대응 체크리스트

근로자 추정제 환경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프리랜서에 맞게 그리고 적법하게 프리랜서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쟁이 터진 뒤에는 늦습니다.

1) 노무제공 실질 재검토: 위촉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실제 운영 방식(근태 관리, 업무 지시, 보고 체계, 전속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계약서만 정비해도 안전하다는 인식은 위험합니다. 2) 지휘·감독 요소 정비: 출퇴근·복장·실적 압박·징계성 조치 등 근로자성을 강화하는 관행을 검토하고 개선합니다. 3) 독립사업자성 기반한 운영: 자율적 영업 재량, 손익 귀속, 복수 거래처 가능성, 자기 비용 부담 등 독립성에 기반하여 프리랜서를 운영해야 합니다. 4) ‘가짜 3.3’·위장 프리랜서 리스크 진단: 사업소득 처리 위촉 인력의 실질을 점검하고, 근로감독 시 제출할 소명 자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5) 프리랜서의 체계적인 관리: 위탁업무의 내용과 계약기간 그리고 재계약 여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프리랜서 명부가 필요합니다.

핵심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근로자성 판단 기준은 그대로지만, 증명의 부담이 사업주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보험설계사·카드모집인이 모두 근로자가 되나요? 아닙니다. 자동으로 근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근로자로 추정’될 뿐입니다. 근로자성 판단 기준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따르며, 사업주가 비근로자성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달라지는 것은 입증책임의 주체입니다.

Q. 계약서를 ‘위탁·도’으로 정비하면 안전한가요? 계약서 문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과 근로감독은 계약 형식이 아니라 노무제공의 실질(지휘·감독, 근태 통제, 전속성, 보수 구조)을 봅니다. 실질이 근로자에 가까우면 위탁계약서가 있어도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형사처벌도 적용되나요? 정부는 형사처벌 규정에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형사 고소·고발도 ‘근로기준법 관련 분쟁’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향후 입법·해석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지금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특수고용·위탁 인력의 운영 실태를 진단하고, 독립사업자성에 기반한 운영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분쟁 발생 후가 아니라 평시 준비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필자 정광일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플러스 티 에이아이 / 프리랜서 백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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